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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도기사] 전력인프라 구축, HVDC만이 능사?…과도한 보급은 오히려 재앙 초래

    작성일 :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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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익대 전영환 교수 “스페인 대정전, 재생e 확대로 과도한 인버터 보급 영향”
    인버터 간 상호 간섭 심화…과도한 밀집시 스페인 대정전 한국서도 발전 우려
    기존 AC 기반 전력망 재활용·기준 완화 통해 석탄⟶재생에너지 전환 이뤄져야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영농형 태양광 확대 노력…수요 희망기업 매칭 ‘본격화’

    홍익대학교 전영환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전영환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에너지플랫폼뉴스 박병인 기자] 최근 HVDC 기간망 등 DC 기반 전력공급 시스템이 확대될 예정인 가운데 과도한 공급시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버터가 특정지역에 집중되면서 상호 간섭으로 인해 발생하는 진동 문제로 대정전이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0일 개최된 ‘2025 한국 재생에너지 매칭포럼’에서 홍익대학교 전영환 교수는 기조강연을 통해 “이재명 정부는 U자형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을 통해 HVDC를 적극 활용하고 ESS도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세웠는데, 과도한 인버터기반 인프라 증가는 오히려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전력공급시스템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더욱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영환 교수는 최근 스페인 대정전을 예를 들며 인버터 기반 전력시스템이 과포화될시 발생할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2025년 4월 28일 12시 33분 경 스페인 남서부 지역에서 두 차례의 발전기 탈락 이벤트가 발생하며 정전이 발생한 바 있다. 이로 인해 15GW의 발전용량이 5초만에 손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전은 4월 29일 11시경 모두 복구됐다.

    정전 원인에 대한 스페인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는 상태이다. 다만 대정전 발생 30분 전 전력계통에서 두 차례의 진동이 발생한 바 있다. 앞서 2019년, 2021년에도 전력계통에서 진동 징후가 존재했으며 이는 인버터 간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한 진동 문제였고, 이번 대정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영환 교수의 지적이다.

    홍익대학교 전영환 교수는 스페인 대정전의 원인으로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DC/AC 연계 설비(인버터)의 증가가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단위 면적당 인버터의 개수와 용량이 증가하면서 인버터 간의 제어간섭에 의해 진동 문제가 발생하면서 대정전으로 이어졌다는 의견이다.

    스페인 대정전은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영환 교수는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스페인의 12.5배에 이르는 등 인버터 밀도가 과도하게 높기 때문이다. 이미 신안에서는 저주파진동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텍사스 ERCOT 풍력발전기 컨버터간 진동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영환 교수는 컨버터 간 간섭이 재생에너지가 특정 지역 집중되면서 발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에는 신장 위구르 풍력단지와 발전기간 진동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신장 위구르 진동현상은 컨버터 자원이 유발한 진동 주파수가 동기발전기의 터빈의 비틀림 주파수와 일치하면서 발생했다.

    이에 전영환 교수는 인버터를 분산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도권에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데 반해 발전단지는 지방에 위치하면서 공급-수요 지역 불일치로 인한 전력계통의 취약성이 노출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요 분산을 통한 지산지소 에너지정책이 필요하다고 전영환 교수는 역설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북당진~도덕, 동해안~수도권, 서해안~수도권 등 다수의 HVDC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건설이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좁은 지역에 과도한 용량의 전류가 집중될 경우 공진현상, 진동 발생, 계통 불안정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할 위험이 있다.

    이에 대해 전영환 교수는 “우리나라도 만약 스페인처럼 진동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재앙에 가까운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특히 HVDC는 처음부터 설계를 잘못하면 구조 자체가 취약해져 진동이 발생하는 순간 회복이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신안군 안좌도 태양광발전단지에서도 컨버터 기반 자원인 배터리, 태양광, 풍력, HVDC의 접속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진동문제가 발생했다. 안좌도가 위치한 전남은 HVDC와 태양광 비중이 높은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버터가 과밀화 되면서 전력계통 불안 문제가 심각한 상태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HVDC가 집중적으로 계획돼 있어서 인버터 간섭에 의한 진동 문제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에 인버터가 집중되면서 전력계통의 불안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스페인과 같은 대정전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영환 교수는 과도한 HVDC 보급 대신 기존 송전망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기존 석탄화력발전소가 사용하던 송전망을 재생에너지가 승계받아 활용하자는 의견이다. 서해안 당진, 태안, 보령의 석탄발전기 17GW가 쓰던 송전망을 재생에너지가 접속함으로써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서해안 풍력발전기는 석탄발전기 폐쇄와 시기를 맞춰서 기존 송전망을 활용해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예를 들면 ▲신서산~신중부(765kV, 14GW 송전용량) ▲아산~화성 345(kV, 4GW 송전용량) ▲신온양~서서울(345kV, 4GW 송전용량)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전영환 교수는 ▲송전선 최대용량 산정의 개선(DLR) ▲고장파급방지장치(SPS) 등 선접속 후제어 ▲소매요금을 포함한 지역별 차등요금제 등을 제시했다.

    전영환 교수는 “스페인 사례는 단순한 정전사고가 아니라 인버터 기반 설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구조적 진동이 발생한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HVDC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페인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농형 태양광, RE100 대량공급 해법될까
    이날 행사는 민간 재생에너지 조달 공개 플랫폼인 ‘2025 한국 재생에너지 매칭포럼(Korea RE-Sourcing Forum 2025)’이 (재)기업재생에너지재단(이사장 우태희)의 주최로 진행됐다.

    이번 포럼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RE100 기업, 재생에너지 공급기업 등 재생에너지 시장 참여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로, RE100 달성에 가장 큰 장애 요인인 재생에너지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공유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는데 목적이 있다.

    기업재생에너지재단에 따르면 농업과 태양광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태양광’은 토지의 이중 활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촌 소득 창출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농형태양광은 농민의 수용성이 높아 대규모 부지확보가 가능한 상황이므로 PPA용 공급물량 확보를 위한 유일한 수단이며 지역 농민과 공동사업으로 추진해 단기간 내 사업추진 및 수요기업에게는 대규모 RE100 이행 물량 제공할 수 있다.

    기업재생에너지재단은 재생에너지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영농형태양광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영농형태양광을 가로막고 있는 제도적 장애를 제거해줄 것을 새정부에 강력히 촉구하고자 영농형태양광 특별세션을 마련했다. 

    특히 재단은 RE100 기업 등 재생에너지 구매기업들을 대상으로 영농형태양광을 통한 대용량 재생에너지 구매(PPA) 의향을 사전에 조사해 구매 의향을 밝히는 MOU를 체결함으로써 시장과 정책입안자들에게 강력한 시그널을 전달할 예정이다. 

    영농형태양광 도입 필요성과 타당성을 논의하는 특별세션에서는 ▲남재우 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사무총장이 공급계획과 제도개선 ▲오수영 영남대학교 교수가 기술적·경제적 타당성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가 정책 추진 현황을 각각 소개할 예정이다.

    (재)기업재생에너지재단 관계자는 “영농형태양광 기업 PPA는 한전 전기요금 인상에 일체 부담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농촌 지역경제 회복, 기업의 RE100 달성, 농지의 지속가능한 보존이라는 3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기업들의 영농형태양광 구매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정부의 정책개선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매칭포럼의 하이라이트로 재생에너지 ‘구매자’와 ‘공급자’를 연결시켜주는 B2B 매칭세션에는 최근 영농형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 전라남도 영광군 영산면 월평마을 영농형태양광발전소(농민)가 공급자로 참석해 RE100 기업 등 수요기업들과 재생에너지 판매를 위한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이는 영농형태양광의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을 보여주고 기업 RE100과 상생 협력으로 농가소득을 창출하는 실증할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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